Power: Why Some People Have It and Others Don’t

power

일을 똑바로 잘하고 성공하려면 능력뿐만 아니라 힘, 즉 권력이 있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힘이 묵묵히 열심히 일한다고 자연스럽게 얻어지는게 아니라 공정함이 없는 정치게임을 잘 해내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자님께서는 세 사람이 길을 같이 걸어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고 하셨는데, 힘의 관점에서 본다면 세 사람이 모이면 반드시 권력자와 피권력자가 있게 되는 것 같다. 사람을, 인간관계를 목표가 아니라 수단으로 여기는 것을 참으로 싫어하는데, 이또한 참으로 순진무구한 생각인 것 같다. 실제로 가능한지는 모르겠으나 나의 목표는, 나 자신이 절대 호구가 되지 말고 힘없고 불쌍한 사람을 호구 만들지는 말자는 것이다.

지배받는 지배자

ruler

언어와 문화의 장벽 때문에 미국에서 열등한 유학생 시절을 보낸 후 한국으로 돌아가 엘리트로 거듭나는 미국 유학파 한국 엘리트들에 대한 책이다. 한국 사회를 지배는 하고 있으되 미국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 한국에 돌아가지 않고 미국에 남아 있는 사람들 상황도 그다지 밝지많은 않다. 한국 사정이 조금만 나았더라면 하는 마음과, 내가 바꾸려는 노력은 안하면서 좋아지길 바라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마음이 함께 들었다. 나는 학교로 가지 않고 회사에 다니고는 있으나 연구하는 사람이라, 좋은 연구하는 학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 교수들 얘기에 더 관심이 있었다.

 

미국 유학파 한국 교수들에 관한 얘기가 있는 6장에서 기억하고 싶은 구절들:

  • 석학은 유행을 타는 사람이 아니라 유행을 만드는 사람이다.
  • 랜들 콜린스는 성공하는 학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를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것은 학문자본과 학문에 대한 열정이다.
  • 학문적 열정은 지속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서만 유지된다.

 

에필로그에서 읽은, 무척이나 가슴아픈 문장:

  • 한국 지식인 집단은 정치사회와 시민사회에 민주화와 근대화를 거세게 요구해왔지만 정작 본인들은 비민주적이고 전근대적인 가장 모순된 집단을 이루고 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sense_of_ending

사람들이 흔히들 추억은 아름답다고 말하는 이유는 우리가 지난 일들을 어느정도 (혹은 상당부분?) 왜곡해서 기억하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의 안좋았던 기억들이 잊혀지거나 수그러들지 않고 그대로 차곡차고 쌓여 괴롭힌다면 버텨내기 힘들테니. 잘못된 만남 수준은 아니지만 좋아했던 여자와 존경하다시피 했던 친구가 서로 사귀게 되었고, 그 사실을 알려오는 편지에 엄청 쿨하게 답장했다고 믿고 한평생을 살았다. 운명의 장난으로 사실은 자신이 엄청난 저주를 퍼부었으며 그 때문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으나 그들의 삶이 저주의 내용과 흡사하게 망가져버렸다는 사실을 수십년이 흐른 뒤에 알게된다.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겠지만, 인간의 기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고 이래서 일기를 써야하나 싶은 생각도 했다.

고래

whale

요즘 애들 말로 구라 쩐다. 정말이지 하나부터 열까지 말도 안되는 소리인데 재미는 있다. 주인공과 주변인물을 포함해서 사람들 겁나게 많이 죽고 귀신도 수시로 등장할뿐 아니라, 가장 비중이 큰 주인공인 금복은 (수술도 받지 않고 호르몬제 복용도 안하고) 여자에서 남자로 변신까지 한다. 제 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이라고 하여 부록으로 세명의 심사평과 함께 저자와의 인터뷰도 첨부되어 있는데, 뭔가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타파해서 소설계를 제대로 놀래킨 모양이다. 대단한 주제 없이, 여러가지 세상에 떠도는 얘기들이 재미있게 엮어진 “소설”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your_voice

추적 60분 같은 프로에서 비슷한 내용을 보지 않았었다면, 작가가 후기 부근에서 어느정도 사실에 기반한 내용이라는 점을 암시하지 않았다면 믿기 힘든, 믿고 싶지 않은 사회의 어두운 부분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다. 술술 읽혀서 순식간에 읽었으나, 놀라움과 안타까움으로 마음이 아픈 그런 얘기라 재미있다고 말하기가 망설여진다. 그래도 완전한 허구가 아니기에 사람들이 읽어보고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철학자와 늑대

philosopher&wolf

철학자인 저자가 늑대 브레닌을 만나서 길들이고 의지하며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으며, 함께 한 11년을 통해서 인간과 늑대에 대해 느끼고 배운 점을 읽기 쉽고 재미있게 기술했다. 저자는 순간을 통과해서 보는 인간의 감정에 의존한 행복 추구의 문제점을, 순간을 살아가면서 감정이 아닌 실체만을 쫓는 늑대를 통해서 깨달았다. 늑대는 토기를 잡는 결과가 아니라 인내하며 기다리는 사냥자체에 집중하며 즐기는 것이다. 이해하기 쉽게 쓰여진 철학 입문서로 분류되는 이 책을 읽고 철학에 대한 식견이 급상승하지는 못했을지라도 책을 읽는 순간순간이 즐거웠기에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