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anishing Half: A Novel

인종차별이랑 트랜스잰더 문제에 가정폭력을 살짝 양념으로 더해서 이야기를 꾸려냈다. 어려서 함께 가출한 쌍둥이 자매, 그런데 그 와중에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서 동생을 버리고 떠나버린 언니. 결혼해서 딸낳고 살다가 남편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엄마품으로 돌아온 동생. 한참의 세월이 흐른 뒤 운명의 장난으로 Catering 알바하다가 이모를 만난 조카가 비밀의 실마리를 풀어내기 시작하기에 결말이 참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조금 황당하고 밋밋하게 끝이났다. 자극적인 영화와 드라마에 길들여진 내 머리는 혼자서 여러생각을 많이했는데, 미국소설이라 그런지 피가 물보다 진한듯 진하지 않았다. 열심히 견뎌낸 동생의 삶이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는 못해도 진정으로 아껴주는 (사실혼 관계의) 남자와 반듯한 딸로 위로가 되서 다행이었다.

Nomadland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꾸준히 떠돌아 다니는 사람들은 미니멀리즘을 실천할 수밖에 없다. (차 두세대가 들어가는) 차고는 창고로 쓰면서 자를 차고 밖에 주차시키는가 너무나도 흔한 미국에서 한때 미니하우스 동경하기도 했는데, 여행처럼 한정된 기간이 아니라 기약없이 정처없이 돌아다니는 것은 특히나 나이들어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머물 수 없다는 것은 부럽기보다는 두렵고 서글픈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The Irishman

돈과 권력의 뒤에는 언제나 알고보면 거대하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 범죄조직이 있게 마련인가보다. 실제로 일어났던 범죄조직의 역사(?)에 기반하여 만든듯 하여, 케네디 대통령 암살사건도 범죄조직과 연관이 되는 건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나이가 들수록 인생이 허무하다는 생각을 자주하게 되는데, 자신이 속한 (범죄)조직을 위해 한평생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던 주인공은 인생의 끝자락에 막역했던 (보스이자) 친구와도 사랑하는 딸과도 함께하지 못하게 된다. 세시간 반에 달하는 러닝타임 때문에 벼르고 벼르다가 봤는데, 너무 재미있고 추천하고 싶은 정도는 아니지만 볼만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