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킹

세상 위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군림하는 1% (?) 정치검찰들의 민낯을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 코믹함과 진지함을 잘 조합해서 재미있고 웃기면서도 또 긴장감이 유지되었다. 정우성이 연기한 한강식과 그의 졸개들을 잡아 넣은 것이 통쾌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은 아님을 알기에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영화의 결말.

어린왕자에서는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 했으나, 개개인이이 아닌 집단의 마음을 얻는 일은 혹은 뒤흔드는 일은 무척이나 쉬운 일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했다.

남한산성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기억이 많은 대한민국. 인조가 징기스칸에게 ‘삼궤구고두’를 올리던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더불어 “전 다만 봄에 씨를뿌려 가을에 거두어 겨울애 배를 곯지 않는 세상을 바랄뿐이옵니다” 라는 대장장이의 대사가 마음에 사무친다. 무능한 임금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명분을 내세우는 선비들이 국민들의 삶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들 수 있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수백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 한국의 후손들이 대한민국의 지난 10년을 이렇듯 (지금의 나처럼) 안타깝고 슬프고 어이없다고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