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 말은 "이 작품을 쓰는 내내 우울했다." 라고 시작한다... 나는 이 작품을 읽는 내내 우울했다... 표지에도 적혀있듯이 분명히 소설인데 전혀 허구처럼 생각되지 않았다... 삼성을 생각한다의 소설버전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거 같아서, 내가 대학시절 너무 재미나게 읽었던 태백산맥의 작가가 아니었다면 작가의 창의성을 심하게 의심했을거다... 얼마 안있어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 나도 모르는 사이 패배주의자가 되어버려서 그런가 우리나라 '경제민주화' 너무너무 아득하게 느껴지고, 그른 것들에 대한 분노와 증오마저 자꾸 사그라든다... ㅠ.ㅠ
이 땅의 모든 기업들이 한 점 부끄러움 없이 투명경영을 하고, 그에 따른 세금을 양심적으로 내고, 그리하여 소비자로서 줄기차게 기업들을 키워 온 우리 모두에게 그 혜택이 고루 퍼지고, 또한 튼튼한 복지사회가 구축되어 우리나라가 사람이 진정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되는 것, 그것이 바로 '경제민주화'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비인간적인 불의와 반사회적인 부정이 끝없이 저질러지고 있다. 그런 그른 것들을 보고도 아무런 분노나 증오도 안 느낀다면 그것이 옳은 것인가. 더구나 지식인들이라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인가. 마땅히 그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분노와 증오를 느껴야 한다. 현실만이 아니고 역사를 바라보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역사를 처절하게 살아온 민족일수록 그 지식인들은 가해자들을 향해 식을줄 모르는 분노와 증오를 품어야 한다. 그 시간과 세월을 초월하는 분노와 증오는 이성적 판단과 논리적 분석이 없이는 생성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 분노와 증오는 일시적 감정이나 비이성적인 것이 아니고 이성적 분노와 논리적 증오인 것이다. 지식인으로서 현실의 부당함과 역사의 처절함에 대해 이성적 분노와 논리적 증오를 가슴에 품고 있지 않다면 그건 지식인일 수 없다.
TAG 조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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